본문 바로가기

연해주여행 (2010)

#2. 우수리스크 (1)

2010.6.26~27

 

 사실 우수리스크는 내가 기대하던 모습이 아니었다. 1층짜리 작은 집들이 있고 흙길이어서 가가호호 방문할 수 있는 그런 모습을 그리고 왔었다. 우리가 방문하기로 되어 있던 근처 아르춈이나 미하일로프까도 그런 모습을 그렸지만 우리의 예상과 달리 우수리스크와 같이 매우 큰 도시라고 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미리 준비한 가가호호 방문 연구 따위는 애초에 될 수가 있었다. 짧은 준비기간과 주어진 자료만 믿었기에 시작부터 삐끗거리게 되었다. 결국 통계를 내는 고차원적 연구는 불가능하다는 겨론이 나왔고 case study 쪽으로 방향을 돌리기로 한다. 열약하지만 wi-fi만은 잡히던 뻬낀 호텔로 돌아와 관련 자료를 찾는다.. 오늘도 날이 더워 돌아다니기엔 무리가 있었다.

 

 우리가 고른 안주는 최악이었다!! 무슨 생선을 절인 것이었는데 짜고 비렸다.. 음식 별로 가리지 않는데.. 우웩!!!

 

 만두와 볶음밥.. 만두는 느끼했고 볶음밥은 먹을만 했다.. 안주 선택 대실패!!

 

 다음날은 일요일이었다.. 일요일이기 때문에 일을 진행시킬수 없었으므로 현장을 파악하자는 의미에서 관광을 나선다. 뻬낀 호텔을 기준으로 네크라소바街 양옆으로 각각 광장 쪽, 중국시장 쪽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 원래 중국시장 쪽으로 가려고 하였으나 가다보니 광장 쪽이 나와 그 근처를 구경하기로 한다. 

 

 러시아풍 거리..

 

 광장 맞은 편 '러시아 극장'. 우수리스크 사람들이 약속을 잡고 만나는 곳이기도 하다.

 

 우수리스크 시청사 건물. 광장에서 러시아극장과 마주보고 있다.

 

 시청광장의 혁명동상. 소비에트 연방의 잔재랄까.

 

 러시아에 있을 때는 읽을 수 있었는데.. 1918-1922라 하면 혁명군과 제국군간의 전쟁을 기념하는 탑일까..

 

 우수리스크 사범대학 건물 중 하나.

 

 오래 걷다 보니 슬슬 배가 고파진다. 하지만 식당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보이는 레스토랑도 문이 닫혀 있다. 난감한 상황... 먹을것을 구하기가 어렵다. 우리가 절망한 표정을 짓자 그 앞에 있던 중앙아시아계 러시아인이 여기는 문이 닫혀있다며 자신을 따라오라고 한다. 다행히 맛있는 중앙아시아 음식을 파는 노점을 소개받을 수 있었다.

 

 장우형은 케밥과 맥주, 난 중앙아시아 고기꼬치음식인 샤쉴릭과 러시아만의 빵에서 만든 음료수 크바스를 먹는다..

 

 맛잇다!!!!!!!!!!!!!!!!!!!!!

 

 좀 더 걸어서 이상설 열사 기념비까지 가보기로 한다. 고려인들의 항일투쟁유적은 그렇게 많이 남아있지 않지만 최근 남한 정부에서 많은 신경을 쓴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무로만 만든 집.. 이 집을 기점으로 갑자기 잔잔한 유럽풍의 분위기는 정체를 알 수 없는 할렘의 분위기를 뿜어내기 시작한다..

 

 

 

 응???

 

 

 

 이 건물을 끝으로 더 나아가지 않기로 한다. 햇빛이 나면서 갑자기 더워지기도 하였고 폐허로 변한 도시 풍경이 아직 채 3일도 되지 않은 이방인에겐 버겁기만 하다. 하지만 이미 우리는 너무 많은 길을 걸어왔다. 관광이 고생으로 변하는 건 한순간!!

'연해주여행 (2010)' 카테고리의 다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