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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여행 (2010)

#21. 까무족 마을로의 트레킹

2010.2.7

 

 루앙남타에서 2박 3일의 짧은 트레킹과 반꽁로에서 좋았던 홈스테이의 기억을 살리고자 카무족 마을로의 트레킹을 떠나기로 하였다! 라오스의 국조 '수탉'의 우렁찬 울음소리로 일찍 일어날 수 밖에 없었다. 샌드위치와 몇가지 과일이 들어간 생과일 쥬스를 마시고 짐을 모두 들고 카무족 마을 '반키우칸'으로 떠난다. 예상 소요시간은 6시간이니 서두르면 점심을 먹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다.

 

 새벽안개 자욱한 남우

 

 므앙응오이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이런 목가적인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짚단(??)을 거래하는 곳.. 고산족들의 마을들과 라오족의 마을들은 므앙응오이를 통해 외부와 접촉하게 된다. 므앙응오이도 뱃길로 1시간이나 떨어져 있는 오지인데 거기서 걸어서 몇시간 가야하는 그런 마을들은 대체 얼마나 오지란 말인가!! 탐꽁로를 통해 갈수 있었던 마을보다 지정학적으로 훨씬 오지이나 관광객들이 이미 많이 방문한 곳이기 때문에 탐꽁로를 통해 들어갈 수 있는 마을을 더 오지라고 생각하기로 한다.

 

 가는 길에 있는 동굴

 

 들어갈까 하다가 또 넘어질까봐 안 들어간다.. 이제 동굴은 무섭다 ㅠ

 

 이런 다리를 건너..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며..

 

힘들면 잠깐 쉬었다 간다.. 

 

 

 

 쉬면서 사진을 찍고 있으니 아저씨가 나에게 다가온다.. 루앙남타에서 구입한 아카모자는 이 쪽 사람들에게도 신기한가보다.. 이쪽엔 아카족이 살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어디에서 사진을 찍어도 아름답다..

 

 

 흙을 밟으며 걸을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한국에서는 흙을 이렇게 오랫동안 밟아본 적이 없기 떄문에 가끔 흙을 밟을 일이 있으면 신발이 더러워져 싫었지만 그딴 것에 해탈해 버리니 흙을 밟고 걷는 것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자연과 격리되어 편리를 위해 도시화된 곳에서 살게 됨으로써 우리는 원초적 행복을 잊게 된다.

 

 가지만 앙상한 고목은 엄청난 크기를 자랑한다.

 

 

 '반 키우칸'으로 가기 전에 위치한 라오족의 마을. 이 마을에 오기 위해선 대나무 다리를 몇개 건너야만 했는데 균형을 못잡고 물에 빠지면서 다리근육이 놀래 왼쪽 무릎에 체중이 실릴 때마다 너무 아프다.

 

 

 

 그래서 이 마을에서 이른 점심을 먹고 조금 쉬다 가기로 한다.

 

 점심으로 시킨 야채카레.. 다른 것을 먹고 싶었으나 메뉴판에 있는 15여개의 메뉴 중 가능한 것은 몇개 되지 않았다..

 

 대나무를 우려낸 라오라오.. 주인 아저씨는 라오스에서 만난 사람들 중 영어를 제일 잘하는 축에 속했는데 이 마을에 외국인이 지나가면 항상 나와 말을 붙였기 때문인듯 싶다. 이 마을에서 점심을 먹고 쉬는 3~4시간동안 2~3명의 외국인이 지나갔는데 아저씨는 항상 그들에게 말을 걸었다. 그 아저씨는 내가 카레를 먹으며 라오라오를 마실 때 나와 함께 계속 대화를 나누었다..

 

 라오라오 3~4잔을 마시고 취기를 이용해 왼쪽의 아픈 감각을 잊고 올라가보고자 한다..

 

 올라가는 길은 매우 힘들었다. 3~4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였는데 10kg 배낭을 짊어지고 왼쪽 무릎은 아픈 상황에서 계속 오르막길을 걷는다는 것은 너무나 힘든 일이었다.. 그리고 해가 지기 전에 마을에 도착해야 했기 때문에 마음은 너무나 급했다.. 보통 관광객들은 반키우칸까지 가이드와 함께 가는데 나는 혼자 올라가는 것이었기 때문에 이따금씩 므앙응오이로 가는 고산족들은 나를 보며 놀란다.. 그리고 므앙응오이 지방에는 카무족과 몽족 마을이 있는데 그들은 라오족이나 아카족에 비해 경계심이 많아 보였다.. 가다보니 아침에 출발할 때 돼지를 끌고 올라가던 두 청년을 만났다.. 그들도 반키우칸 마을 사람이었던 것 같다.. 그들은 배낭을 짊어지고 가는 나를 보며 홈스테이를 할거냐고 묻는다. 다행히도 홈스테이가 있는 마을이었구나..(원래는 정보도 없이 무작정 가서 "저 홈스테이 할래요!!"라고 말하며 천진난만하게 웃을 계획이었다..) 30kg의 쌀을 짊어지고 므앙응오이에서 떠난 15세 소년 '늑'의 집에서 자기로 한다.. 그는 30kg의 쌀을 짊어지고 있었고 나보다 어렸지만 고산족이어서 그런지 오르막길을 쉬지 않고 계속 올라갔다.. 나도 오기에 아픈 무릎을 참아가며 악을 쓰며 올라갔지만... 나중엔 무릎이 아파 10분 가고 쉬고 10분 가고 쉬고를 반복했다.. 아 지기 싫었는데 ㅠㅠ

 

 마을에 도착.. 무릎의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아 중간에 오는 길을 사진 찍을 수도 없었고 집에 도착해서 눕고 바로 잠들어 버렸다.. 잠에서 깨고 나니 마을 사람들이 나를 보러 온다.. 어제 20여명의 단체관광객이 여기서 자고 갔다면서 나를 보며 신기해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

 

 나와 함꼐 올라온 '늑'과..

 

 반 키우칸 마을의 중심

 

 이 마을은 마츄핏츄와 비교될 수 있을 것 같다.. 깊은 산 속에 봉우리를 돌자 우뚝 솟은 산 위에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마을 주위로 보이는 것이라고는 산 뿐이다.. 가장 가까운 마을로 나가기 위해선 산길로 3시간을 내려가야 한다. 신기한 것은 이 마을은 24시간 전기가 들어오고 수도도 설치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마을을 둘러싸고는 울타리가 설치되어 있어 돼지 및 소를 방목하고 있었고 역시나 마을 곳곳에서는 라오스의 국조 '닭'이 살고 있었다.

 

 

 

 채소도 키우고 있었는데 닭들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울타리를 쳐놨다.

 

 늑은 15살보다는 삭아보였는데 살짝 조승우를 닮았다..

 

 라오스의 마추핏추 '반 키우칸'.. 실제로 보면 더 멋있으면서 약간 어이가 없다.. 이런 깊은 산 속에 40여명이 살고 있는 마을이라니!!

 

 

 

 

 대개 아이들은 외지인을 경계하고 있었다.

 

 

 저녁 식사!

 

 저녁. 죽순과 대나무수프와 무언지 모를 나물... 대나무수프와 죽순은 너무 쓰고 나물은 뭔가 맛이 이상하다.. 절반도 못 먹고 남기고 말았다.. ㅠ

 

 '늑'의 가족. 가운데가 늑, 늑 옆의 빨간 잠바는 늑의 형 티엔, 그 옆은 카무족에게 장가온 몽족 청년.. 우리 앞집에 있었는데 우리와 함꼐 놀았다..

 

 왼쪽은 눅을 좋아하는 눅과 동갑인 15살 소녀.. 루앙남타의 트레킹에서 배운 사랑표현을 응용해 그녀에게 너 눅을 좋아하냐고 놀리자 매우 수줍어한다.. 그리고 가운데 꼬맹이도 동네의 한 소녀를 좋아했는데 후에 그 소녀가 이 집에 놀러왔을 때 꼬맹이의 손을 이끌고 소녀의 손과 잡아주자 부끄러워 죽으려고 한다 ㅋㅋ

 

 13살 수줍어하는 꼬맹이.. ㅋㅋ

 

 젊은 아들들(18,15세)이 주축이었다. 고산족이면서 관광객을 맞이하기 때문에 영어를 할 줄 알고 힘이 쎈 것은 그들의 생존을 위해 꼭 필요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중요한 일은 그들이 상의하였으며 손님인 내가 주로 이야기한 것도 그들과 했으며 그들의 부모는 아들들과 동네 젊은이들을 위해 집을 비워줬어야만 했다.. 어른을 공경하는 라오족과는 다른 문화인듯 싶었다.. 몽족 청년과 큰 아들 '티엔'은 영어를 어느 정도 할 줄 알았기 때문에 우린 사전을 찾아가며 이런 저런 대화를 할 수 있었다.. 사진을 찍은 것을 우편으로 보내주기로 했는데.. 과연 편지가 이런 오지까지 도착할 수 있을까.. ;;;;;; 므앙응오이에는 우체국이 없는데......(참고로 라오스에는 우체부가 없어 직접 편지를 찾으러 가야 한다)

 

<Tip>

 카무어 한마디

 

안녕하세요. 씁마이러

감사합니다 꼽 르니움

천만에요 암 비에르 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