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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여행 (2010)

#20. 므앙응오이로 가는 길

2010.2.5~2.6

 

 루앙남타에서 미처 찾지 못한 돈을 찾으러 Western Union으로 간다.. 또 인터넷이 안 된단다.. 알고보니 첫날 있었던 Guesthouse에서 밤에 투잡을 뛰는 아줌마가 은행에서 일하고 있었다.. 구면인 것을 이용해서 '아 젭라 좀 해주세요 저 다른 도시 가야되는데 현금 없음 ㅋㅋㅋ' 하니까 훼이싸이의 Western Union의 지점에 팩스를 넣어서 해결해준다.. 근데 Western Union을 이용하니 환율과 수수료가 안드로메다이다... 이용할 것이 못되는것 같다.. 시외 버스 터미널까지 가는 썽테우를 타러 도시 안에 있는 버스 정류장으로 가니 이미 썽테우는 만원이다.. 이번에도 역시 썽테우에 매달려 간다.. 매달려 가는 길에 체코인, 스페인인, 미국인 등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만난다.. 모두 므앙씽에서 함께 트레킹을 즐기고 우돔싸이로 가는 길이라고 한다..

 

루앙남타에서 우돔싸이로 가는 버스.. 므앙응오이로 가기 위해선 우돔싸이를 거쳐 농키아우까지 간 다음 배를 타고 므앙응오이로 들어가야 하는 먼 길이다.. 아마 오늘은 이동만 하겠지.. 라고 생각했으나 이틀동안 이동만 하게 된다.. 

 

 가는 길은 계속 꼬불꼬불하며 포장이 되어 있지 않다.. 루앙남타 지역은 중국 운남성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데 보텐이란 마을을 중심으로 중국인 노동자들이 들어와 도로를 포장하고 있었다.. 라오스에 있다보면 한국에서의 생각과 다르게 중국은 고도로 발전한 경제 선진국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라오스 북부 지방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내 옆은 미국인 할머니 Naomi가 탔다.. 10년전 처음 라오스를 방문해 라오스를 3번이나 방문했다는 할머니는 젊었을 때는 중국에서 국제 NGO에서 심리치료사로 일했었다고 한다.. 그녀에게 무슨 일을 했는지 듣고 싶다고 하니까 매우 긴 이야기를 한다.. 어느 마을에서 만났던 누구누구, 폭력가족에서 가출한 누구누구..... 덕분에 루앙남타에서 우돔싸이로 넘어가는 먼 길이 부담스럽지 않게 느껴진다.. 그녀는 라오스어를 할 줄 아는 몇 안되는 외국인 여행자였는데 내가 그녀보다 이미 라오스어를 잘하고 있었다!! Tanoy의 친구들과 가이드 '폰'의 집중 과외의 효과인듯 싶다.. 내 옆엔 또한 너무나도 열약한 환경의 만원버스에서 고생스러워하는 슬로베니아인 Medja가 있었는데 그는 요트 운전사였다.. 그는 이탈리아 마피아인 자신의 사장을 욕했고 나중에 슬로베니아로 오게 되면 사장이 없을 때 요트를 운전해 아드리아해를 보여주겠다며 약속을 하였다.. 나 역시 그 둘에게 한국에 오면 가이드를 해주겠다며 연락하라고 하였다.. Naomi는 멀미가 있어 생강 알약을 계속 먹었는데 분명히 효과가 있다고 나중에 나보고 그런 것을 한번 찾아보라고 한다.. 실습 돌 때 시간 나면 찾아봐야지.. ㅎㅎ

 

 우돔싸이 도착!! 하지만 농키아우로 가는 썽테우와 버스는 모두 끊겼다고 한다.. 두가지 방법이 있는데 우돔싸이에서 자고 가든가 팍몽이란 곳으로 가서 새벽에 농키아우로 가는 썽테우를 타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뭔가 다 애매하다.. 비엔티안행 버스가 있길래 모든 일정을 무시하고 다시 비엔티안으로 가기로 하고 비엔티안행 VIP 버스를 무려 155000낍(2만원)을 지불하고 타기로 한다!!! 사진은 32km 지점에 있는 락삼십쏭 마을..

 

 반꽁로를 가는 길에 버스의 목적지인 락싸오까지는 그래도 마을이름 같아 이해가 되었는데 세상에 마을이름이 락삼십쏭이라니!!! 이 마을에서 훌륭한 사람이 나와서 차라리 그의 이름은 따서 마을이름을 정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게 VIP 버스!! 1층은 짐칸 2층은 우리나라 45인승 버스같은 구조이다.. 짐칸에는 오토바이 등 못 들어가는 것이 없다.. 내 옆자리엔 우돔싸이에 살며 비엔티안에서 일하는 22살 친구가 탔는데 나를 만나 영어 연습을 할 수 있어 매우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락삼십쏭!!

 

 

 

하지만 가다가 폐소공포증이 재발하였고 이는 10분에 한번씩 계속되었다.. 결국 팍몽에 이르러 도저히 15시간이나 더 버스를 탈수 없다고 생각해 팍몽에서 내릴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버스비를 환불해주지 않는다.. 이로써 이 일을 '삽질 2'라고 명명하기로 한다....... 그래도 폐소공포증을 견뎌내며 3시간이나 버스를 타고 왔기 때문에 정신적 피로가 엄청났었다.. 온수가 나온다는 것을 빼고는 2만낍 정도면 적당해 보이는 게스트하우스에서 5만낍을 부르길래 4만낍으로 쇼부치고 자러 갔다.. 어차피 게스트하우스도 몇개 없어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다음날 아침 팍몽.. 팍몽은 3개의 큰 도로가 만나는 마을이다.. 이 길은 루앙프라방으로 가는 길

 

 왼쪽으로는 우돔싸이로 가는 길..

 

 이 쪽 길은 농키아우로 가는 길.. 이게 마을의 전부이다.. 이 썽테우를 타고 갔는데 농키아우로 가는 사람이 나밖에 없다고 10만낍을 달라고 한다.. 10만낍은 못 준다고 원래 가격이 2만낍이지 않느냐고 하니까 그건 무리라고 한다.. 아침도 안 먹어 아침을 먹을까 식당에 앉으며 여유를 부리니 5만낍에 쇼부를 칠수 있었다.. 어제의 삽질이 필요없는 지출로 계속 이어진다.. ㅠㅠ

 

 지나는 길에 있던 아침시장.. 이 시장은 물가가 매우 쌌는데 이유는 관광객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볶음국수를 봉지에 담아주는데 500낍!!(70원) 볶음국수 한 봉지와 떡 비슷한 거 2개를 먹으니 아침 식사로 든든하다.. 꽤 큰 규모의 아침시장이었는데 외국인 관광객이 없는 이유는 농키아우로 갈 때 보통 지나치기 때문이다.. 내가 들를 수 있었던 건 썽테우 기사가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농키아우로 가는 사람을 찾기 위해서였다. 뭐 개의치 않는다.. 그냥 지나쳤다면 아쉬울 시장 구경이었다-

 

 

 농키아우 역시 몇년전까지만 해도 라오스에서 대표적인 오지였다고 한다.. 이런 길을 1시간 정도 더 들어간다..

 

 

 

 썽테우는 이 마을에서 한번 더 섰다..

 

 

 아침의 긴 흥정을 하였으나 이제는 친해진 썽테우 기사 아저씨가 이것을 사기 위해서였다.. 뭐에 쓰는 거냐고 물으니 먹는 시늉을 한다.. 내 눈엔 먹을걸로 보이진 않는다 ^^;;;

 

 아저씨가 가시가 달린 나무를 사는동안 난 동네 한바퀴~

 

 

 

 

 드디어 농키아우 도착!! 관광지로 개발되고 나서부터는 건너편처럼 방갈로 Guesthouse가 많이 들어섰다고 한다.

 

 방갈로 Guesthouse들.. 원래는 어제 여기서 잤어야 하는건데 ㅠㅠ

 

 므앙응오이, 루앙프라방으로 가는 선착장.. 남우(우 강)은 북쪽으로는 국경지대까지 연결되고 남쪽으로는 루앙프라방에서 남 칸과 만나 메콩강으로 연결된다..

 

 아직 이른 아침이어서 그런지 안개가 껴있다..

 

 나는 보트를 혼자 탈 수 있었는데 이유는 보트를 모는 아저씨가 급히 므앙응오이로 들어가야 할 일이 있었는지 나에게 4만낍에 혼자 타고 가지 않겠냐고 제시했기 때문이다!!(원래 2만낍) 나 역시 다음 배를 타려면 2시간이나 기다려야 했으므로 아저씨의 말에 동의했고 그래서 큰 배를 혼자 타고 오는 사치를 누릴 수 있었다.

 

 

 

 

 

 남 우를 따라 마을이 형성되어 있고 이 마을은 오직 농키아우를 통해서만 육로로 외부와 연결된다..

 

 

 

 

 

 

 므앙 응오이 도착!! 가이드북에는 므앙 응오이는 므앙 응오이 느아, 농키아우는 므앙 응오이라고 나와 있지만 현지인들은 므앙 응오이, 농키아우라고 부른다..

 

 아름다운 남 우

 

 내가 묶은 Guesthouse 마당에서

 

 내가 묶은 Guesthouse.. 따뜻한 물이 나오나 그물침대는 없다. 하지만 전망이 너무나도 좋아 이 곳으로!! 가격은 5만낍(7천원)으로 므앙응오이에서는 고급에 속했다..

 

 각 방마다 이렇게 베란다가 있다.. 난 여기에서 경치를 감상하며 한국에서 가져온 버트란트 러셀의 '행복의 정복'을 읽었다..

 

 짐을 풀고 므앙응오이 마을 구경!! 이 길이 메인 로드이다.. 육로로는 다른 도시와 연결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오토바이도 없고 자전거도 없으며 차도 없다!! 전기는 오후 6~10시까지 자가발전에 의지하는 마을이다. 하지만 몇년전부터 관광객들이 많이 들어와 두집 건너 한집은 레스토랑 혹은 Guesthouse이다..

 

 

 

 므앙응오이 메인로드의 끝에서

 

 조금더 들어가면 바로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과 만난다.. 사실 므앙응오이라는 마을은 사람들이 실제로 사는 마을이라기보다는 마치 아름다운 자연 속의 리조트 같다는 생각이 든다..

 

 

 므앙응오이의 뒷편으로는 이런 모습

 

 라오스의 아이들은 대부분 밝고 개방적이며 아름다운 미소를 갖고 있다..

 

 

 

 

 

 

 므앙응오이에서 가장 비싼 Guesthouse.. 뜨거운 물도 나온다!! 10만낍(14000원) 하지만 강이 보이지 않아 별로 끌리진 않는다..

 

 돌아와서 한숨 자니..

 

 해가 지려고 하고 역시나 아름답다..

 

 마을도 늦은 오후에 접어들고 있다..

 

 전기가 들어오니 사람들은 다들 들어가서 TV를 본다.. 지나가다가 익숙한 장면이 보여 뭐냐고 했더니 주몽이라고 한다. 태왕사신기이구나!!! 라오스에서 한류는 상상이상이다.. 라오스 사람들은 태국의 문화와 한국의 문화를 좋아하는데 태국은 역사적인 배경때문에 애증의 관계같은 분위기라 실질적으로 라오스인들에게 가장 좋은 이미지를 가진 나라는 바로 우리나라이다! 객관적인 통계는 없지만 ;;;

 

 어느 식당에 들어가서 얻은 지도.. 내일 트레킹을 떠나기 위해 지도가 필요했는데 다행이다.

 

 식당의 아들 딸들.. 이 아이들 불쌍한게 여행자들이 먹고 남긴 음식을 먹는다................... 아줌마는 아이들을 그렇게 키우고 있었다.  음식이 넘어가지 않았다. 아이들을 위해 남겨야 하나 아니면 어떻해서든 다 먹고 떠나야 할까.. 결국 반쯤 남기기로 하고 안 먹었다..

 

 귀여운 아이들인데 불쌍하다.... 저녁먹고 밤 10시에 전기가 끊기자 칠흑같은 어둠이다.. 약간은 무섭기도 하다.. 밤에 전기가 안들어오면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고 하는데... 현재 라오스의 인구는 800만명이라는데 곧 1000만명이 넘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