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6
반꽁로의 닭들은 우렁차다. 우선 수적으로 엄청나다. 마을길, 집안, 부엌, 집아래, 천장 할 거 없이 어디든 닭들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아침 6시에 자동으로 일어나게 되었다.
싸리(32)와 두살짜리 막내딸 에미
셋째딸 따리
귀여운 에미.. 아직 새벽이라 집안이 어두워 라이트를 켜고 사진을 찍었는데 샤방하게 찍혔다..
둘째딸 띠와 셋째딸 따리는 사진을 찍는데 많은 관심이 있었다.. 혼자 하는 여행 특성상 내 사진이 별로 없는데 반꽁로 홈스테이 기간동안 내 사진이 많다는.. ^^
먹기 전에 사진 찍는 습관을 길러야 겠다. 열에 아홉은 먹다 중간에 사진을 찍는다. sticky rice에 오리알 후라이드..
둘째딸 띠, 셋째딸 따리, 막내딸 에미.. 딸만 넷인 집이다..
안주인 뗑에게 자전거를 타고 놀고 싶다고 하니 흔쾌히 빌려준다.. 시골인심이란!! 무작정 타고 나와 12km쯤 달리니 카르스트 지형에 끝에 도착한다..
석회암을 만지고 싶어 밭을 뚫고 숲을 뚫고 들어간다..
혼자 자전거를 타고 나왔기에 삼각대를 챙겨 온게 아주 유용했다..
이것도 삼각대로 혼자 찍은 사진.. 길은 넓은데 가끔 썽떼우나 동네 사람이 자전거만 타고 갈뿐, 오토바이도 차도 거의 없다.. 게다가 평지라 자전거 타기에 최고의 컨디션인듯!!!!
계속 쭉 평평하다.. 달려달려 ㅋㅋ
자전거 무빙샷..
이것도 아마 자전거 무빙샷
무조건 자전거 무빙샷
그래서 좌우균형이 맞지 않는 사진도 있다..
버팔로인지 물소인지.. 길에 아무렇게나 방치되어 있다.. 그래서 포장한지 1년도 채 안된 도로는 소똥으로 도배되어 있다...
도로에 소똥..
근처의 초등학교
오리떼가 떼지어 지나간다.. 대장오리같아 보이는 오리를 따라가는데 어찌나 귀엽던지.. ㅎㅎ
김장??!!
대략 30km 자전거 + 5km 트레킹을 마치고 집으로!! 라오스는 겨울이라도 낮에는 햇볕이 너무 뜨거워 낮잠 자는게 최고이다.. 들어오니 첫째딸 따가 와 있다..
저 문을 열면 부엌.. 따가 태국의 m.net 같은 채널을 보고 있길래 같이 보다가 스르르 잠들었다.. 1시간쯤 자니 따가 점심 먹으라고 부른다.. 알고보니 안주인 뗑은 옆에서 슈퍼 + 식당을 같이 운영하고 있었다.. 열심히 사는 집인것 같다.. 쌀국수를 먹었는데 옆에서 '따'가 양념 해준다고 각종 양념을 너무 푸짐히 쳐 주어 입맛에 맞지 않았지만 그래도 다 먹었다.. 다 먹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옆집 할머니가 자기 집으로 부른다.. 무슨 일인가 갔더니 생선찜을 나보고 먹으라고 한다..
"할머니 저 쌀국수 한그릇 다 먹어서 배불러요"
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의사소통할 적당한 언어를 찾지 못해 그냥 먹었다. 그래도 맛있더라. ^^ 그러더니 입을 벌리며 목이 아프다는 듯한 제스쳐를 취한다. 어제 발 보고 하며 의대생이라고 이야기했던 게 소문이 났나 보다.. 편도와 목 안을 보려고 "'아' 소리를 내며 입을 크게 벌려 보세요"라고 바디랭기지를 했으나 못 알아들으며 괜히 나만 계속 "아~. 아~" 한다.. ㅋㅋㅋ 설압자도 없고 해서 결국 숫가락으로 혀를 누르고 봤더니 편도에 염증반응을 관찰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나에게 있는 건 NSAID 몇십알, 아세트아미노펜 몇십알, 저역가 항생제 몇십알이 전부.. 아마 저역가 항생제가 도움이 되겠지.. 싶어 약을 다 주며 하루에 3회 1알씩 먹으라고 바디랭기지로 이야기했는데 통하였으려나 모르겠다. 알았다는 바디랭기지를 했으나.. 제발 통했길 바란다...
돌아와 집의 베란다에서 햇볕을 받으며 버트란드 러셀의 <행복의 정복>을 읽고 있으니 어떤 아이가 나를 부른다.. 반꽁로의 불법의료가 이제 막이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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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라오스에서 홈스테이를 두번 했는데 첫번째가 이곳이었고 두번째는 므앙응오이 근처의 반키우칸이라는 카무족 마을에서였다. 여기서는 5만낍(7천원)에 저녁식사, 아침식사, 그리고 원한다면 다음날 점심식사까지 포함된 가격이었고 두번째에서는 자는데 1만낍, 식사는 각 1.5만낍하여 4만낍을 주었다.. 씻는 건 근처 개울 가서 물놀이를 하며 씻으면 되는데 물가까지 가기도 귀찮고 하여 버티다 비엔티안에 돌아와서 씻었다. 반키우칸에서는 수도가 있어서 수도에 등목하듯 씻었다.. 양치나 세수는 집에 길러 온 물이나 마시는 물(사실 그 물이 그 물이다..)로 하면 된다. 사실 어느 나라를 가건 그 나라 사람들이 사는대로 자고 먹는 경험은 정말 소중한 것 같다. 일본 아오지마에서 여고생의 집에 초대받아 저녁식사를 하고, 마드리드에서 교포 아주머니가 해주신 비빔밥, 그리고 라오스의 홈스테이.. 게스트하우스나 호텔은 잊혀지지만 이런 경험은 소중한 추억이 되고 그 사람들과 더욱 가까이 할 수 있는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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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월 23일 작성
가장 잊혀지지 않는 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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