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여행 (2010)

#18. 아카족, 아카족 소녀 '쓰반'

snake4th 2013. 9. 15. 10:01

2009.2.3~2.4

 

 

 둘째날 '버려진 아카족의 도시'에 도착하여 낮잠을 자려고 하는데 바깥에서 아름다운 목소리의 노래가 들려온다. 구슬픈듯한 선율은 아름다운 목소리와 대비되며 묘한 느낌을 주었다. 남도의 노래처럼 꺾이며 흔들어대는 가락.. 너무나 아름다워 노래소리를 따라 나가보았다.. 아까 만났던 쓰반이 부르는 목소리였다.. 미리 '폰'에게 배워간 라오어로 '쿼이 얏 하이 짜오 호우 핑'이라고 하며 그녀에게 노래를 불러달라고 했다.. 그녀는 나를 위해 노래를 불러주었다.. '호우핑 아카'(Akka song)이라는 노래는 듣기에 너무나 좋았다.. 동영상에 찍힌 것보다도 더욱.. '비어라오 새'가 울어대는 숲속의 '버려진 아카의 도시'와 'Akka song'은 정말 잘 어울렸다.. 그래서 그녀에게 아카어를 배우기로 하고 그리고 하루 사이 배운 아카어는 다음날 라오라오(라오스의 쌀위스키, 45~50도의 도수)를 물 마시듯 마시게 된 사건으로 발전하게 된다. 나는 그녀에게 답례로 '아리랑'을 불러 주었으나 내가 음치인 관계로 그녀에게 맞는 음정의 아리랑을 불러 주었는지는 미지수이다.

 

 

 순수한 미소..

 

 전날 그녀에게 아카어를 배워서 그런지 그녀와 나는 부쩍 친해졌다.. 요르레이 소녀 Gabi를 빼고는 다른 European들은 너무나 산을 못 탔으므로 나는 그녀와 먼저 산길을 신나게 달려 갔다.

 

 트레킹이 끝나고 나서..

 

 

나중에 아카족 마을에 가서 아카족 모자를 쓰고 아카어를 썼기 때문에 아카족 사람들은 나에게 호감을 느껴 잔치에 반강제적으로 초대받고 그들이 따라주는 라오라오를 물처럼 마셔 순식간에 술 취한 상태가 되어 버렸을 때(무려 맥주잔으로 7잔을 마셨다!!!) 아저씨뻘인 그들을 물리치고 나에게 진짜 물을 준 것은 '쓰반'이었다.. 마치 고려의 왕건에게 나뭇잎이 떠 있는 물을 준 아낙네의 고사에 비유할 수 있을까.. 뭐 아무튼 그 잔치에서 더 놀고 싶었지만 다른 일행들은 마을 구경을 끝내고 있었기 때문에 나올 수 밖에 없었다.. 그 마을에서 더 있고 싶었는데.. 전날 '폰'은 나와 스반이 아카어를 배우고 가르치며 친하게 지내자 그의 아버지에게 내가 그녀와 자고 싶어한다며 농담을 했는데(그들은 이런 농담을 너무나도 쉽게 한다!!) 그의 아버지는 그래도 된다고 허락해버렸으며 아마 내가 라오라오에 떡실신 되어 그 마을에서 하루를 머물렀다면 한국에서 떠날 때는 혼자 떠났지만 돌아갈 때는 셋이 돌아올 뻔했을지도 모른다.. 끈적한 농담을 제외하더라도 그녀의 '호우핑 아카'는 이 후 나의 여행의 청량제가 되었다..

 

 

<Tip>

아카어

 아카족은 루앙남타 지방과 므앙씽 지방에 넓게 퍼져 있기 때문에 아카어를 안다면 아카족에게 환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혹시 이 글을 보고 루앙남타 지방의 트레킹을 한다면 간단한 아카어를 알아 간다면 아카족들은 그를 오래된 친구처럼 맞이할 것이다..

 

안녕, 감사합니다 - 요무마데(그들은 항상 인사하며 그들의 이웃들에게 감사해한다..)

천만에요 - 티제모차

담배 - 야홋

카메라, 휴대폰, 기타 전자기기 - 므트 (그들에겐 전자기기의 구분은 의미가 없는 것일까!! 이는 캡틴의 남자친구와 나에게 문명화되지 않은 부족의 언어에 대한 무한한 궁금증과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펜 - 싸보두

 12345678910 - 디 니 쑨 으에 냐 고 씨 예 의 체

 

아카노래 하나(가사 적어 놓은 것, 마치 성당에서 성경을 읽듯 느릿느릿 읽으면 아카족들이 알아듣는다..)

 냐 브 나마 네 쳐머

 아그 티가 이호 가마 쓰네 쳐마 예처 라가 브라 씨냐 나가

 하라 노에 예 팡야 노마 가마 마오 게노

 냐마 으자 라가 느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