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방비엥에서 자전거 타기
2010.1.29
방비엥에 도착! 사람이 조금이라도 사는 곳마다 멈추는 로컬버스였지만 고장도 안나고 별 사고 없이 갔기 때문에 4시간만에 도착할 수 있었다. 버스는 우리 나라 어디에 가도 찾을 수 없는 수준의 오래된 버스였는데 옆자리에서 한국인 아저씨를 만나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보니 사진을 찍지 못하였다. 그래도 같은 한국인이 탔다고 버스 차장 비슷한 아이가 우리 자리를 붙여주고 배려심이 많다. 버스에 사람이 꽉 차지 않아 편하게 올 수 있었다. 그 아저씨는 나에게 라오스에서 쓸수 있는 로컬 폰을 나에게 팔았다. 10$에 사게 되었는데 약 2만원 정도 충전을 더 하고 그것으로 국제전화까지 썼다. 그때 로밍전화해서 나온 요금이 6만원이나 나온 상황에서 여행의 1/3 시점에서부터는 로컬 폰을 썼고 만약 아저씨를 만나지 못했다면 계속 로밍폰을 썼을테고 한국에 돌아와 show를 해라 show로부터 20만원에 가까운 요금폭탄에 knock-down되었을 것이다...
방비엥에 도착해 자전거를 빌려 작지만 아름다운 방비엥을 5분만에 한바퀴 돌음으로써 마을의 구조를 파악하고 가이드북에 나와있는 동굴을 찾아가기로 한다. 왕복 25km의 포장되지 않은 길이었고 출발한 시간이 오후 2시쯤 되었으니 해 지기 전에 돌아오려면 서둘러야 했다. 그래서 가는 길은 사진도 안 찍고 죽어라고 자전거만 밟았다. 가게 된 동굴은 탐푸캄(blue lagoon cave)..
역시 동굴 안에서의 사진촬영은 너무 어렵다..
동굴은 매우 미끄럽고 경사졌기 때문에 아쿠아 슈즈를 신고 들어가자마자 넘어져 크게 다칠뻔했다. 게다가 헤드라이트에만 의지해 가야했기 때문에 어둡기까지 해 더욱 위험했다.
그래서 신발 벗고 안으로... 이 동굴 이후 나는 동굴 탐험을 두려워하게 되었는데 혼자 어두운 동굴을 들어가면 무섭고 너무 어두워 지형이 파악조차 되지 않아 걷기조차 힘들었기 때문이다.. 사실 그 동굴이 그 동굴 같다 ;; 우리 나라의 동굴(고수동굴 및 태백에 있는 몇몇 동굴)과 비교할 때 규모상 훨씬 크고 멋지고 자연 그대로의 상태일지 몰라도 걷기 편한 우리 나라 동굴이 훨씬 나은것 같다.. ;;;; 하지만 라오스인들은 전쟁 때 동굴에 들어가 몇개월씩 버티었다고들 하는데.. 대단하다..
나가려면 더 바윗덩어리들을 기어 올라가야 한다 ;;
동굴 안에 있는 와불
동굴의 기를 받았는지 라오스의 기운을 받아 이때부터 아무에게나 '싸바이디'라고 인사할 수 있게 되었다.
탐푸캄에서 밖으로 나오면 수영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다.. 외국애들은 언제 어디서나 수영할 준비가 되어 있나보다.. ㄷㄷ 가운데 서 있는 외국인 몸매 쩔었음.. 나는 동굴 안에서 만난 대니와 비어라오나 한잔 하고 방비엥까지 빨리 돌아가기로 한다.
방갈로에서 쉴 수도 있고..
대니는 스위스의 Gardner라서 식물에 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우린 이 나무를 보며 이 나무는 왜 가시를 갖지 않는지 나무껍질이 왜 하얀색인지 식물의 진화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하였고 또한 나의 발제로 남미의 말라리아와 인디언 이전의 이주한 인간들에 대한 심도있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돌아오는 길!
뒤에서 오는 사람이 Danny.. Danny는 동굴에서 넘어져 머리가 휘청였는데 자꾸 머리가 아프다고 한다. white matter injury??
목가적 분위기, 적당히 울퉁불퉁한 비포장길.. 자전거 riding하기 최고의 코스다.
Danny가 달을 찍고 싶다고 찍는데 Danny의 사진기로는 안 찍힌다.. 그래서 내가 찍어서 그에게 사진을 보내주었다..
Danny가 나를 앞질렀다. 기다려라 Danny!!
하지만 점점 멀어진다.